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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 칠십리 반격 성공! 승부는 3차전으로
서귀포 칠십리, 투톱 이민진과 조승아의 승리 합작으로 보령 머드 2-1 격파
  • [한국여자바둑리그]
  • 2021-09-19 오전 12:54:50
▲ 김혜림 감독과 이민진의 승자 인터뷰. "코너에 몰리는 바람에 다같이 오더를 연구해서 주장을 뒤로 빼는 승부수를 띄웠는데 목숨을 하루 더 연명하게 돼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민진)

9월 18일 토요일 5시에 진행된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서귀포 칠십리가 보령 머드를 2-1로 꺾고 반격에 성공했다. 이유진이 아쉬운 패배를 당했지만 관록의 이민진이 승부의 분수령으로 꼽힌 1국을 승리하며 1-1을 만들었고 주장 조승아가 역전승으로 2차전을 마무리 지었다. 챔피언 결정전에 오를 주인공은 19일 펼쳐지는 3차전에서 결정된다.


플레이오프는 3번기로 진행되는 만큼 감독들의 오더 싸움도 치열해진다. 보령 머드의 문도원 감독은 1차전과 동일하게 최정을 2국에 배치했고 상승세를 타고 있는 4지명 박소율을 1국 장고대국에 기용했다. 승리한 1차전과 비슷한 오더다. 1,2국에 끝내면 좋고 그렇지 못하더라도 1차전을 마무리 지은 2지명 강다정이 해결할 수 있다는 믿음이다.

반면 1차전을 패한 서귀포 칠십리 김혜림 감독의 오더에선 고심의 흔적이 엿보인다. 1차전과 달리 1지명 조승아를 3국에 배치하는 초강수를 들고 나왔다. 최정이 3국에 나올 확률은 극히 적기 때문에 최정과 조승아의 맞대결을 피하면서 3국으로 승부를 가져오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자칫하면 1지명이 출전하지 못한 채 질 수도 있는 위험한 선택이지만 어차피 팀 승리를 가져오려면 2,3지명 중 한 명은 이겨야 한다는 판단이 깔려있다.

공개된 오더는 1국 박소율-이민진, 2국 최정-이유진. 오더가 공개되자 김혜림 감독의 과감한 전략이 통했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 2국 최정-이유진(흑). 객관적인 전력상 최정의 낙승이 예상됐지만 대국 내용은 그렇지 않았다. 내내 불리했던 최정이 마지막 집중력을 발휘해 반집 역전승을 거뒀다.

최정의 낙승이 예상됐던 2국은 뚜껑을 열어보니 전혀 다른 흐름이었다. 초반부터 이유진이 최정을 강력하게 몰아붙였고 최정의 느슨함을 틈타 우세를 확립했다. 후반까지도 이유진의 우세는 계속됐다. 차이가 크진 않지만 남은 끝내기가 많지 않아 역전 가능성은 낮아 보였다.

이유진은 2018 여자바둑리그에서도 최정의 연승을 막은 전적이 있다. 이유진의 승리가 눈앞에 다가오자 이쯤 되면 '최정의 연승 브레이커'가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왔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이유진에게서 미묘한 끝내기 실수들이 나왔고 이로 인해 당연히 될 줄 알았던 선수 끝내기를 할 타이밍을 놓쳤다. 결국 최정이 마지막 역끝내기를 차지하게 되면서 형세는 역전됐다. 최정이 천신만고 끝에 반집승을 거두면서 보령 머드가 1-0으로 앞서나갔다.

▲ 180도 달라진 경기력으로 최정을 강하게 몰아붙인 이유진. 중계석에서 "이유진 선수가 잘 뒀다는 말 밖에는 표현이 안됩니다."라는 멘트가 나올 정도로 훌륭한 경기력을 보여줬지만 마지막 골인 지점을 넘지 못했다.

▲ 용궁에 다녀온 최정. 마지막 순간에 반집을 찾아내면서 올 시즌 무패 행진을 이어나갔다. 정규리그부터 포스트시즌까지 이어진 연승은 17연승.

▲ 1국 장고대국 이민진-박소율. 서귀포 칠십리의 해결사 이민진이 박소율을 꺾고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1차전이 2-0으로 끝나 출전하지 못했던 두 선수가 2차전 1국에서 맞붙었다. 최근 중요한 판을 이기며 기세를 한껏 끌어올린 박소율이었지만 큰 승부 경험이 많은 관록의 이민진을 넘지는 못했다. 서귀포 칠십리의 해결사 이민진이 안정적인 반면운영을 선보이며 탈락 위기에 있던 팀을 수렁에서 건져올렸다.



▲ 최근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는 박소율. 이민진의 관록을 넘어서진 못했다.

▲ 서귀포 칠십리의 해결사 이민진. 이민진의 개인 승리는 언제나 팀 승리로 이어졌고 이번에도 그랬다.

이민진의 승리로 스코어는 1-1이 됐고 각 팀의 감독들은 3국 오더를 제출했다. 승부판이 된 3국은 보령 머드 2지명 강다정과 서귀포 칠십리 1지명 조승아의 대결.

▲ 3국 조승아-강다정. 예상과 달리 강다정이 초중반 내내 조승아를 몰아붙이며 리드했지만 후반 판단미스가 아쉬웠다.

3국도 2국과 비슷한 양상으로 흘렀다. 강다정이 초·중반 내내 조승아를 몰아붙이면서 형세를 유리하게 이끌었다. 하지만 좌하귀 접전에서 강다정의 판단 미스가 등장하면서 순식간에 바둑이 역전됐고 3국도 결국 조승아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최고의 성적을 낸 1지명 선수들을 상대로 2,3지명 선수들이 놀라운 경기력을 보여주면서 이변을 기대하게 했지만 모두 승리로 이어지진 못했다. 파란만장한 여정 끝에 조승아가 강다정을 꺾고 2-1로 팀 승리를 결정지었다.

▲ 초중반 내내 조승아를 강하게 몰아붙인 강다정. 후반 판단미스가 아쉬웠다.

▲ 후반 역전승을 만들어낸 조승아. 플레이오프 2차전을 승리로 매듭지었다.

▲ 3국 복기 장면.

서귀포 칠십리가 2차전을 승리하면서 플레이오프 스코어는 1-1이 됐고 승부는 3차전에서 가려지게 됐다. 챔피언 결정전 진출권이 걸린 플레이오프 3차전은 19일 5시에 이어진다.

2021 NH농협은행 한국여자바둑리그 포스트시즌은 스텝래더 방식으로 준플레이오프-플레이오프-챔피언결정전을 거쳐 최종 챔피언을 결정한다. 포스트시즌 전 경기는 바둑 TV를 통해 생중계 된다. 한국기원이 주최·주관하고 NH농협은행이 후원하는 2021 NH농협은행 한국여자바둑리그의 팀 상금은 우승 5500만 원, 준우승 3500만 원, 3위 2500만 원, 4위 1500만 원으로 지난 시즌과 동일하다. 정규리그와 달리 포스트시즌에는 대국료가 주어지지 않는다.



▲ 다시 한번 선수들과 오더를 고민할 예정인지? 같이 조금 회의를 할 것 같습니다. (김혜림 감독)